뉘엿하던 해가 완전히 지고 깜깜해졌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눈비가 흩날린 겨울 밤.
김각별은 이 야심한 시간, 다름 아닌 미술관에 있었다.
미술관은 낮에 보던것과 완전 달랐다.
은은한 달빛만이 주인없는 유리 덮개와 액자 위로 쏟아졌다.
학생들, 행인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들과 작품 밑에 붙어있던 해설 속 글자들로 생기넘치고 북적거리던 곳과는 마치 다른세계 같았다.
물론 그에게 그런 풍경을 즐길 여유는 없었지만.
젠장, 또 그 녀석이냐고―!
그는 마음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다급한 발걸음으로 계단을 뛰어올랐다.
텅 빈 미술관에 숨을 헐떡이는 소리와 그의 구두소리만이 울려퍼졌다.
그가 이렇게 뛰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야, 너! 거기 멈춰! 쌀쌀한 겨울바람에 그녀의 새하얀 망토가 펄럭였다. 익숙하고도 짜증나는 뒷모습이었다. 오늘은 기필코 잡고 말겠어!
널 (김각별 열 받음 죄 및) 다수의 절도 혐의로 체포한다!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