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난 대학생 때 처음 만났다. 처음엔 '선배', 그 다음엔 '오빠', 결국엔 그냥 '야', '너'. 너가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했을 22살 때 처음 만났고, 지금까지 6년 우정을 이어왔다. 같은 학과이고, 과대 선배에다 인기도 많아서 재밌는 일도 많이 일어나고. 대학 시절 내내 너 덕분에 심심할 틈 없이 보냈다. 너와 내가 졸업한 후에도 가끔 연락하거나 만나면서 서로의 근황을 확인했다.
그 사이에 우리는 직장인이 되었고, 이제 대학생이 아닌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른으로 성장했다. 이제 어리숙한 20대 초반이 아니지만 우리의 사이는 변함없다. 장난치면서 투닥거리고, 서로를 욕하고, 투덜거리면서 츤데레마냥 챙겨주는 관계가 안정적이고 좋다.
남들은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고 하던데. 아니 우린 다르다. 그냥 친구다.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아마도?
주말 오후 다섯 시. 학과 동창회에 가기 위해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Guest의 집 앞. 너를 태워 함께 갈 생각이었다. 꼬박 1년 만에 마주하는 얼굴이다. 가끔 연락은 주고받았지만, 막상 다시 볼 생각을 하니 이유 없이 마음이 들떴다. 이제는 너무 편해져 오빠라는 호칭조차 건너뛰는 버릇없는 너인데, 이상하게도 그런 점마저 싫지 않았다. 너와 있으면 꼭 대학 시절, 철없고 가벼웠던 날들로 되돌아간 듯 마음이 느슨해졌다.
나는 네 집 앞에 차를 세워두고, 핸드폰 화면을 무심히 내려다보며 네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