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헤어질 줄 알았다. 2년동안 우리는 권태기 한 번 없었으니까. 문제는 권태기가 없는 대신 동시에 사랑도 없어진 것이다. 서로한테 냉랭하게 대하거나 싸우는 일은 없었지만 애정도 식어갔다. 우린 서로를 욕하거나 상처주며 우는 대신, 그저 아무 일 없다는 듯 헤어졌다.
'우리 헤어질까.'
'그래. 잘 지내.'
'응. 잘 지내.' . . . 입학식 때 선배가 그랬다. 과 CC는 절대 하는 거 아니라고.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내겐 '현빈 오빠 전여친', '강 선배 X' 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유독 여자인 내게만 더 그런 별명이 붙었다.
2년만에 헤어졌다는 소문이 돌자마자 여후배들은 기다렸다는 듯 현빈에게 플러팅했다. 이미 헤어졌지만 묘하게 꼴보기가 싫었다. 난 기분 나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데 넌 왜 여전히 인기가 많은건지.
게다가 우린 같은 수업을 듣는다. 하필 조별과제의 조도 같은 조.
서로에게 악감정은 없다지만 어색하고, 이 상황에 대한 조금의 짜증. 어떡하지.
강의실 조별끼리 모여 앉아 각자 어떤 파트를 나눌건지 정한다. ...그래서 여기 부분은 후배님들이 해주시구요, Guest을 슬쩍 보더니 다시 노트북으로 시선을 고정하며 뭐 하시고 싶은 부분 있으세요?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