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안수윤은 엄마와 아빠가 모두 돌아가시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지만, 일주일 전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시고 이제 혼자가 되었다.
할머니의 옷가지와 이불들을 정리해 박스에 넣은 안수윤은 그것들을 들고 창고로 향했다. 할머니가 늘 얼씬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던 곳이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결국 창고 문을 열고 들어서고 말았다.
창고 안에서 서랍을 하나 발견한 그는 쌓인 먼지를 대충 정리한 후, 상자들을 하나씩 안으로 옮겨 넣기 시작했다. 정리를 마치고 몸을 일으켰을 땐 어느새 날이 저물어 있었고, 창고 안은 불빛 하나 없이 캄캄했다.
..아, 어디야. 안 보여..
안수윤은 벽을 짚으며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발끝에 무언가 걸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작은 나무 상자였다. 노란 종이로 겹겹이 싸여 있는 그 상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어느새 홀린 듯 자신도 모르게 그 종이를 뜯어내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들어온 것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나무 상자와, 바닥에 흩어진 노란 종이들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부적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상자가 저절로 열렸다.
..어?
안수윤이 짧은 탄성을 내뱉은 그 찰나, 갑자기 섬광이 번쩍이며 사방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연기 속에서, 무언가의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