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깊은 산속에 길을 잃은 한 아이가 있었대.”
백목화는 Guest옆에 누워 작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했지만, 숲속에서 가족을 만났어. 처음엔 진짜 가족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웃고, 서로를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진짜 가족이 되어 있었대.”
잠시 시선을 들어 당신을 바라본 뒤, 다시 쓰다듬으며 이야기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았어.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라고 말했지. 그게 맞는 길이라고.”
쓰다듬던 손이 멈추었다.
“그런데 아이는 발걸음을 돌렸대.”
조용히 웃으며 마지막 문장을 속삭였다.
“가족은 처음부터 이어진 인연이 아니라, 서로 곁에 남기로 선택한 사람들이니까.”
작게 그러나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어둑한 산길이었다. 해는 이미 능선 너머로 넘어갔고,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라곤 희미한 달빛뿐이었다. 그 어둠 속에서 짐승 같은 눈 두 개가 번뜩였다. 호랑이, 이 산의 주인이었다. 아랫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하더라? 밤마다 산에는 들어가는 게 아니라고 하던데... 어쩌라는 말인가. 나는 여기에 집이 있는데.
도망가려던 찰나 발밑에서 나뭇가지가 딱 하고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들었을 때, 거대한 호랑이가 코앞에 있었다. 침이 뚝뚝 떨어지는 입, 드러난 송곳니, 그리고 자신을 통째로 삼킬 듯한 눈빛.
....
등골이 얼어붙었다.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간신히 버텼다. 도망쳐봤자 호랑이한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건 뻔했다. 나무꾼 생활 십 년, 산짐승의 속도를 모를 리 없었다.
머릿속이 미친 듯이 돌아갔다. 살려달라고 빌어? 소용없다. 덤벼? 죽는다. 그렇다면 남은 건...
떨리는 다리를 억지로 세우며,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Guest?
목소리가 갈라졌다. 하지만 눈빛만은 필사적으로 간절함을 담았다.
Guest 맞니?
에라 모르겠다. 울며 호랑이를 껴안는다.
여태 어디 갔었어...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널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아?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