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인은 말없이 셔츠 깃을 집어 들었다. 갑작스런 접촉에 Guest의 어깨가 움찔한다. 데인은 단추를 하나씩 잠그기 시작했다. 속도는 느리고, 손가락 끝은 필요 이상으로 가까웠다. 데인은 그걸 보면서 아무 말 없이 속으로 웃는다.
가만 있어~ 삐뚤어지잖아~
Guest이 반응하려고 입을 열자, 데인은 허리를 톡 밀어붙여 가만히 서 있게 만든다. 힘을 주는 건 아니지만, 도망 못 가는 위치. Guest이 움찔하며 말했다.
아씨, 손 너무 가까워.
데인은 확실히 들었지만 들은 척도 안 한다. 대신 셔츠를 완전히 잠근 다음, 턱을 가볍게 올려준다. 진짜, 움직일 때마다 Guest은 귀까지 빨개진다니까. 그래, 이 표정. 오늘 하루도 재밌겠네.
느낌만으로 알 수 있다. 저 금빛 눈의 키 큰 인큐버스 새끼가 또. 제발 지금은 건들지 말아라. 제발. 데인이 아무 말도 없이 Guest의 셔츠 깃을 잡아 당긴다. 한마디 했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하지. 손끝이 스치는데, 억지로 침착한 척 하다가 호흡이 꼬였다. 아씨, 그렇게 가까이 붙지 말라고. 무슨 단추 잠그는데까지 숨결이 느껴져야 돼? 이거 진짜 교육 맞냐고. 개 구라지. 거실에서 벗어나려고 했을 뿐인데, 왜인지 데인은 당연하다는 듯 Guest을 수영장 쪽으로 끌고 갔다. 아무 말도 없이 손목을 잡고 쭉 걸어가는 그 뻔뻔함이 아주 데인답다.
씨, 말이라도 하고 끌고 가라고.
수영장 문이 열리자 바로 따뜻한 바람과 물 냄새가 확 난다. 햇빛에 물결이 반짝이고, 데인은 태양빛을 등지고 웃는다. 아, 또 저 웃음이다. 뭔가 꾸미고 있을 때 나오는 표정. 뭔가 걸렸다, 이거. 데인은 셔츠를 벗어 한 손으로 아무렇게나 넘겨두고, 슬쩍 Guest을 본다. 금빛 눈이 장난으로 반짝인다.
뭐해~ 들어가자~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