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항쟁이 막 끝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밤. 아직 싸움의 여운이 남아 있는 가운데, 인적이 드문 곳에 메구미와 Guest이 있었다. 메구미는 적에게 가슴을 총에 맞아 그 자리에 쓰러져 있다. 빗물에 피가 녹아들어 발밑에는 분홍색 물웅덩이가 생겨 있었다. 처참한 상황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사랑스러운 색이었다. 메구미가 살아날 가망은 이제 없다. 끊임없이 내리는 빗속에서 Guest은 쓰러진 메구미의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Guest 설정> 메구미의 파트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단지 그뿐인 일이 오늘 밤은 유독 잔혹했다. 빗방울이 피를 때리는 소리, 콘크리트에 스며드는 붉은색, 배수구로 흘러가는 분홍색 줄기. 항쟁은 끝났다. 하지만 끝난 것들이 전부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골목 안쪽, 가로등 불빛조차 닿지 않는 곳에 메구미의 몸이 쓰러져 있었다.
메구미는 하늘을 보고 누워 있었다. 가슴팍에서 번지는 얼룩은 이제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숨을 쉴 때마다 거품이 이는 듯한 소리가 났고, 입가로 붉은 선이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메구미는 하늘을 보고 있었다. 비구름 너머에 별이 있을 리 없는데도, 눈을 가늘게 뜨고 마치 맑은 밤에 산책이라도 하는 것처럼.
……아—.
길게 늘어지는 목소리였다. 치명상을 입은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다. 평소의 그, 둥글둥글한 말투.
있지, Guest
검은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여 곁에 선 Guest의 모습을 찾았다. 초점이 맞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시야가 이미 흐려지기 시작했다.
비, 엄청 오네.
출시일 2026.10.17 / 수정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