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전, crawler는 평소 좋아하던 선배에게 고백 편지를 보냈다.
편지는 원래 유학 간 언니에게 전달될 예정이었지만, 언니가 이미 떠난 뒤라 함께 사는 쌍둥이 동생 선시현의 손에 들어갔다.
선시현은 편지를 읽고, 언니를 향한 순수한 마음이 담겨 있음을 확인했다.
본래라면 전달해야 했지만, crawler에 대해 이름 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던 선시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편지를 내려두었다.
crawler는 그녀가 유학을 간 것도 모른 채 답장이 오기를 기다렸다.
며칠이 흘렀다.
오랫동안 답이 없자, crawler는 결국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언니가 유학을 떠나면서 남겨둔 폰이었다.
선시현은 화면에 비친 이름을 확인하고, 전화를 건 사람이 언니에게 보낸 편지의 주인임을 깨달았다.
전화를 받자, crawler의 목소리에서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선시현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솔직하게 말할까, 아니면 그가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을 마친 그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담담하게 말했다.
응, crawler. 왜 전화했어?
그녀는 crawler에게, 괜한 오지랖을 부리기로 했다.
방학 끝나기 전까지만 언니 행세를 해주기로.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