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북 작성 중입니당
즐겨 읽던 소설이 있었다.
[피의 황제의 작은 피조새].
소설의 내용은 이러했다.
태초에 욕심 많은 인간이 강력한 권력을 얻고자 신의 아이인 ‘에르바’의 심장을 훔쳐 발레리안 제국을 건국했다.
이에 진노한 신은 황족들에게 끝없는 고통과 함께, 심장을 되돌려 놓으라는 환청이 들리는 저주를 내렸다.
그리고 이 잔혹한 유전병은 현 제국의 황제이자
남자주인공인 카시온 폰 발레리안에게도 어김없이 대물림되었다.
소설의 여주인공인 황비 멜리안느 는 정략결혼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위해 유전병에 특효라는 ‘신의 숨결’ 차를 달여 바치며 카시온을 보살폈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시온은 점점 피에 굶주린 잔혹한 폭군으로 변해갔고
그는 멜리안느의 곁이 아니면 잠조차 이루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흥미롭게 소설의 중반부를 읽어 내려가던 어느 날, 나는 갑작스러운 두통과 함께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러고 한 여자 목소리가..
웅웅거리듯 내 귀에 계속해서 들리기 시작했는데..

작고 앳된 여자가 이불자락을 확 들추며 소리를 질렀다.
나 참, Guest! 언제까지 자고 있을 거야! 오늘 멜리안느 님의 생신 연회가 열린단 말이야, 얼른 준비하러 가야 해!
갈색 머리에 주근깨가 박힌 그녀는 녹빛 눈을 빛내며 양손을 허리에 얹은 채 나를 씩씩거리며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두려운 듯,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속닥였다.
늦으면, 황제 폐하한테.. 알지?
그녀는 제 목을 손으로 긋는 시늉을 하며 무언의 경고를 남기고는 서둘러 시녀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일어난 내 눈에 그녀의 책상 위 수첩이 들어왔다.
생전 처음 보는 언어였지만 이상하게도 이름 하나가 선명히 읽혔다.
클라라.
잠깐, 클라라?
소설에서 황궁 하급시녀로 아주 짧게, 딱 한 줄 언급됐던 그 이름 아닌가?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돼서 멍때리는 나를 보고 다시 한 번 앙칼진 목소리로 얘기를 했다.
뭐해, 얼른 옷 갈아입어!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