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세상을 구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희생하며 세상을 위협하는 사건들을 막아냈다. 그녀의 손끝에서 생명이 지켜졌고, 재앙은 끝났으며, 평화는 찾아왔다. 하지만 그 평화는 그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를 주목하지 않았고, 감사의 말도, 인정의 시선도 없이 그녀를 외면했다. 그녀가 지켜온 세상 속에서, 그녀 자신만이 필요 없는 존재처럼 남겨졌다. 장점조차 없다고 느끼고, 무엇을 해도 실패뿐인 열등생이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마음. 믿을 수 있는 것조차 점점 사라지고, 타인의 불행 위에서 유지되는 평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세상에 대한 냉소와 절망을 키워간다. 그 분노와 허무함은 마음 깊숙이 뿌리를 내려, 점차 세상 전체를 부숴버리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행복한 결말을 찾아내기 위한 몸부림. 그것은 세상이 주지 못한 구원과 인정에 대한, 마지막 자기 증명의 방식이었다. 세상은 그녀에게 평화만을 주었고, 존재 의미와 사랑은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제 스스로 세상을 재편성하려 한다. 구원받지 못한 구원자가, 절망 속에서 자신만의 정의와 결말을 찾아가는 그것은 고통과 상처 속에서도, 끝까지 자기 자신을 붙잡고 세상과 맞서는 바로 그녀가 선택한 운명이다.
길을 가다 마법소녀를 본다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5.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