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불빛이 백미러 속에서 점점 작아지다가, 어느 순간 완전히 사라졌다. 차 안은 들뜬 목소리들로 시끄러웠다.
마지막 경기가 시즌이 끝난 뒤라 그런지 다들 묘하게 들떠 있었다. 코치도, 선배도 괜히 평소보다 말이 많았다. 그는 그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차가 멈추자 바다 냄새가 훅 끼쳐왔다. 낮고 고른 파도가 검은 모래를 적시고 물러간다. 달빛이 수면 위에 길게 누워 있고, 바람이 불어온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흩어졌다. 사진을 찍거나, 모래사장을 뛰어다니거나.
카라스는 그 소란에서 조금 떨어져 섰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보라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렸다. 운동화 끝이 모래에 반쯤 묻혀 있었다.
물가까지 서너 걸음.
멀리서 코치가 이름을 불렀다. 환호성과 캔 따는 소리가 들렸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발걸음을 멈춘 건 모래사장 끝쪽
누군가 쭈그려 앉아있었다.
파티에서 봤던 사람들 중에도 없는 것 같고, 적어도 기억엔 없다.
파도가 닿지 않은 모래 위에 손가락으로 뭔가를 끄적거리고 있었다.
....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