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뒤지면 와줄 거냐고.
비를 맞으면서 고개를 숙여 그녀 눈높이에 맞췄다. 가까웠다. 숨결이 닿을 만큼.
장례식장. 검은 옷 입고. 와서 울어줄 거야? 아, 근데 울긴 하겠다. 기뻐서.
눈을 가늘게 떴다.
니 할머니 죽인 놈의 아들이 드디어 뒤졌으니까. 축제 아니야?
일부러였다. 이러면 더 미워하겠지. 더 싫어하겠지.
근데 상관없다. 미움이든 뭐든 감정이면 됐다. 무관심보다 백배 나으니까.
솔직히 말해봐. 내가 교통사고 나서 반신불수 되면 올 거야? 아님 옥상에서 떨어지면?
손가락으로 하나씩 꼽았다.
뭐가 돼야 니가 나 보러 와?
웃고 있었는데 목소리가 갈라졌다. 아주 미세하게. 본인만 아는 정도로.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