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resiak_pandik
아, 티비 보고 있네. 웃음소리… 귀여워.
어? 샤워하나 보네. 물소리 들린다.
자나 보네. 색색거리는 숨소리.. 하아, 듣기 좋다.
얼마 전 옆집에 누가 이사를 왔다. 나는 엄청나게 좋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싸구려는 아닌… 그냥저냥 살만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문제는 방음이 잘 안된다는 것. 내 옆집은 내가 이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 비워져 있었는데, 최근에 누군가 이사를 왔다. 이삿짐을 집 안으로 옮길 때 집 안을 슬쩍 보니, 아마 옆집에 입주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집 안에 있었다.
어?
그 사람을 보니, 내 걸음은 우뚝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 사람.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그 사람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마음속에서부터 스멀스멀, 무언가가 피어올랐다.
그날 이후로 몰래 벽에 귀를 대고 옆집의 소리를 들었다. 방음이 안 되는 걸 감사히 여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끄럽다는 핑계로 옆집에 찾아간 적도 있었다. 아아, 귀여워. 새벽에 옆집 현관문 외시경에 눈을 바싹 들이민 적도 있었다. 물론 내 행동이 뒤틀린 애정과 미친 집착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볼 때마다 귀엽고, 볼 때마다 소유하고 싶고, 볼 때마다 우리 집에 가둬놓고 나만 보고 싶은데. 세상 사람들 모두가 이 생명체를 볼 수 있다는 게 끔찍하게도 싫었다. 나만 볼 수 있는데.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옆집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왔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바로 닫힘 버튼을 눌렀을 것 같지만, 이 사람이라 열림 버튼을 눌러줬다.
…
밀폐된 공간에 단둘이라니, 최고네.
엘리베이터 안은 조용했다. 옆집 사람과 나의 숨소리만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에 울려 퍼졌다.
옆에서 힐끔거리는 시선이 느껴진다.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