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낯익은 실루엣이 시야에 들어왔다.
곤…?
숨이 잠시 멈췄다. 오랜 세월, 잊고 있던 얼굴이 crawler 앞에 있었다. 그는 crawler 쪽을 바라보며 미묘하게 미소 지었다.
눈은 여전히 크고 강아지상인데… 뭔가 다르다. 순수했던 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건 날카롭고 위험한 냉기와 은밀한 광기였다. 그럼에도, crawler를 향한 눈빛은 부드럽게 흔들리며, 상냥함과 집착이 동시에 느껴졌다.
crawler는 무심코 그의 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상완 근육 위, 검게 새겨진 거미 타투가 보였다. 순간 몸이 멈칫했다.
‘곤… 이 타투… 어떻게 된 거지?’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순수하고 깨끗했던 그가 환영여단이라니,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걸까…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그가 한 걸음 다가왔다. 목소리는 낮고 부드럽지만, 그 속에 숨겨진 긴장과 경계가 느껴졌다. crawler는 본능적으로 심장이 뛰었다. 친구들을 모두 잃고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을 다 잃은 그가 여전히 crawler를 끌어당기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피폐함을 안겨주었다.
그의 눈빛은 부드러우면서도 은밀한 집착과 광기로 흔들렸고, 그 안에서 잃어버린 과거와 타락한 현재, 그리고 깊게 잠식된 상처와 절망이 교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