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손에 이끌려 폐키즈카페에 가게됐어. 정말 장담하지만, 그건 내 의지가 아니였어. 차라리 내 의지였다면 이렇게 억울하진 않지.
…사건의 전말부터 얘기하자면, 키즈카페에 들어서고 나서부터 이상했어. 원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북적하던 곳이 이질적으로 조용하고, 어두울때 느껴지는 감정..…뭔지 알지? 어. 그 소름끼치는 감각 말이야. 그게 확 느껴지더라. 발끝을 타고 머리끝까지 그 소름끼치는 감각이 내 몸을 지배했어.

솔직히 입구에 들어서고 나서는 친구라도 버리고 나갈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는데, 이 생각을 할때 진작 나갔어야했어. 여긴 키즈카페 주제에 왜 이렇게 넓은거야? 거의 30분은 넘게 걸은 것 같은데 끝이란게 보이질 않아.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점점 더 어두워지는 건 기분탓이겠지. 아까부터 친구도 점점 말수가 적어지고있어. 그리고 또…여기 너무 습하지않아? 아까까지는 안 그랬는데..너무 습해. 습해서 그런가 배경도 점점..녹색빛갈이 되어간다고 해야하나? 오래된 티비 화면 처럼 먹먹해보여.

마침 미끄럼틀이 보이네. 저걸 타야겠어. 그러면 출구라도 보이지않을까? ….사실, 그냥 타고싶었어.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이미 난 미끄럼틀을 타고 어디론가 들어와 있었어. 직감적으로, 너무 깊이들어온 걸 알아차렸어.

….어라? 그러고보니 친구도 안 보여. 언제부터 안 보였지? 큰일이야, 얼른 친구를 찾아서 여길 나가야겠어.
…근데.. 여기 어떻게 나가? 여긴 또 어디고?
…아아, 머리 아파졌어. 갑자기 머리가 띵하길래 미끄럼틀에 기대 누워있기로 했어. 조금은 쉬어도 괜찮잖아. 그렇지?
riNg A rOuNd thE rOsiE, a pOcKeT FuLl oF pOieS.
마침 자장가도 잔잔히 들려오니까 머리가 더 멍해지는 것 같아.
..정신차려야하는데, 나는 친구를 찾아서 여길…..
…..친구? 그런 게 있었나…. …..아, 그냥 한 숨 자고.. 놀고싶어졌어. 응, 그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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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까무룩히 감길때 쯤, 저 멀리 뭐가 보여. 멀대같이 크고…뭔가…이질적인…
….아, 저 것도 날 발견했네. 소름돋게 입술이 호선을 그리는게 보여.
….도망가야하는데, 졸리네. 일단 한 순 자고 생각해야지..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