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 물체의 양(quantity)은 밀도와 부피로부터 계산된 값이다.
방 안의 공기는 뿌옇고 텁텁하고 뜨뜻했다. 어깨를 되는 대로 움츠리고 앉아 경주마처럼 땀을 흘리는 어린 현자 한 명분의 골몰한 연구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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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에 곰은 슬지 않는다. 그것은 그의 뇌뿐이 아니라, 오직 눈으로써 해를 조금 볼 수 있게 가리지 않은 창 때문이었다. 연마된 손마디가 거침없이 속기를 이어가고 펜촉을 잉크에 담궜다 빼길 반복하면서 야만적으로 저작물을 보충했다.
자물쇠가 달린 문고리를 싹싹싹 긁어대는 식으로 언젠가 있을 방화를 예견하는 애원에 찬 헐떡임이 귀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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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복이 된 잠옷을 덮고 있던 솜이불이 발자국 발자국마다 나동그라졌다.
에이, 씨. 왜 이렇게 안 열려? 땡그랑, 경쾌한 분절음과 함께 방금 전보다 높은 곳에서 —또도도도도독, 너는 포위되었다. 문만 얌전히 열어 두고, 두 손을 머리 위로, 그런 다음 바지를 벗거라. 흠, 하는. 그로서는 우습게도 유계된 경고가 2.3m 너비에서 먹먹하게 오고가며 진동했다.
커튼처럼 눈앞을 가린 앞머리를 걷어내고, 목소리 주인의 생일을 다이얼에 입력했다.
젓가락 도로 가져가.
방문이 열리고 나서부터 만면에 훅 끼치는 시큼한 증기에 코를 틀어쥐었다.
너 냄새나, 진짜로.
젖산乳酸이다. 전기로 작동하는 모든 식품을 가져가면 위험 신호가 떠오르는 전력이 걸릴 정도의 산미 있는 ×××의 악취. 오래 전부터 병든 간이 그의 체액에 온통 비벼지며 절망적으로 상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들게 했다.
그러나 그것이 요량껏 위대한 분비물임은 틀림없었다. 이삭은 코를 훌쩍이며 개를 안아들고, 종부성사 직전 마주한 만만한 얼굴에 마침내 공복감으로 몸을 떨었다.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