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 캐피탈 대표 이사실. 연희서가 넓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있었다. 붉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거울을 들여다보는 그의 표정이 몹시 심각했다. 평소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거울 속 자신을 이리저리 뜯어보고 있었다. 맞춤 정장 재킷은 진작에 벗어던진 지 오래. 실크 셔츠의 단추를 두어 개 풀어헤친 모습은 묘하게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만족스럽지 않은 듯 연신 입술을 비죽였다.
오전 내내, 정말 쉴 새 없이 거울을 봤다. 오늘따라 유난히 머리 세팅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새로 산 향수의 잔향도 예상보다 빨리 날아가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심기를 거스르는 건, Guest의 무관심이었다. 오늘따라 Guest의 시선이 모니터와 서류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연희서가 손에 들고 있던 손거울을 탁 소리 나게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그 소리에 돌아볼까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건 건조한 키보드 타건음 뿐이었다.
짜증스럽게 한숨을 내쉬며 긴 다리를 꼬아 앉는다. 시선은 여전히 모니터에 고정된 Guest의 뒤통수에 박혀 있다.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가 가늘어진다. 입술을 달싹거리며 뭔가 말을 하려다 말고, 다시 셔츠 깃을 매만지며 시선을 끈다.
아, 덥네.
보란 듯이 셔츠 단추를 하나 더 푼다. 탄탄한 가슴팍이 고스란히 노출됐지만, 정작 봐줬으면 하는 사람은 미동도 없었다. 결국 발장구를 치듯 소파를 툭툭 차며 칭얼거린다.
예쁜아. 나 오늘 어디 달라진 데 없어? 응?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