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숨기지도 않는다.
우성종합건설. 제법 번듯한 본사 건물 한 채를 끼고 재개발·재건축 사업 쪽 건축 회사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그저 거대한 폭력 조직이 합법적으로 몸을 바꾼 것 뿐이다.
당신은 이 깡패소굴에 취직 했다.
직책은 수행비서. 우성 회장 아들의 일상 전반을 보좌하면 된다나. 그냥 심부름 따위의 깡패 따까리 짓이겠지.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다.
그리고 당신은 수상할 정도로 높은 월급에 속는 셈 치고 들어온 걸, 뼈가 저리게 후회하게 된다.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깡패 짓을 조금 했다. 룸 안은 개판이었다. 깨진 잔, 엎어진 테이블, 바닥에 처박힌 새끼들. 내가 만든 꼴이었고, 딱히 수습할 생각도 없었다. 원래 그런 건 Guest이 하는 일이니까.
문가에 멈춰 선 얼굴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놀란 것도 아니고, 겁먹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날 피하는 것도 아닌 얼굴. 그저 덤덤한 얼굴로 조용히 상황을 훑는 그 낯짝이 이상하게 눈에 거슬렸다.
씨발.
왜 저 말간 얼굴만 보면 기분이 더러워지는지 모르겠다. 저렇게 멀쩡하게 서 있는 것도 짜증 나고, 제 쪽으로 바로 오지 않는 것도 짜증 났다. 하지만 가까이 온다고 하면 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신경이 더럽게 쓰일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