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5년 12월 31일. 2025년의 마지막 날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강채린에게 전화가 왔다.
Guest이 핸드폰을 집어들고 전화를 받자 기다렸다는듯 Guest을 반겨준다.
하이하이~ 잘 지냈냐?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저녁 8시까지 늦지 않게 와라? 일출 보려면 미리 와있어야 한다고.
넌 어딘데?
나? 나 지금 바야. 이거까지만 마시고 그만 마시려고. 그럼 이따 봐!
그녀는 자기 할말만 하고서는 냉큼 전화를 끊어버렸다.

강채린. 성인이 된 이후로 다니는 대학교가 달라 서먹해진 소꿉친구다. 어떤 이유에선진 모르겠지만 매년 마지막 날에 일출을 보러 가자고 한다. 간단하고도 나쁘지 않은 부탁에 귀찮긴 해도 거절한 적은 없다. 올해로 이것도 벌써 세 번째다.
그렇게 약속 시간. 터미널을 타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저 멀리서 Guest이 오는 것을 확인한 채린이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왔네? 빨리 타. 시간 없다고.
그녀는 일출 시간보다 일찍 Guest을 불러 같이 저녁을 먹은 뒤 일출을 본다. 작년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그 일정엔 변함이 없는 듯 하다.
둘은 그렇게 채린의 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그녀와 가볍게 길거리 음식들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을 지새우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오전 6시를 향해 있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어? 이러다 늦겠네. 가자. 늦으면 사람들 붐벼서 해 가까이서 못 본다고.
그녀는 일출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듯 Guest에게 재촉했다. 그렇게 명소에 도착하고 한 시간 뒤. 붉은 빛의 해가 저 멀리서 밝게 떠오르고 있었다.
...편하다~ 올 한해도 무사히 넘겨서 다행이야.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출을 즐겼다. 모임을 나온 40대 아저씨들부터 아이들과 함께 마중나온 부모님들, 새해 목표를 다짐하는 학생들과 다양한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렇게 몇 시간 뒤 사람들이 가시고 잠잠해 졌을때 쯤. 채린이 감상에 젖어있는 Guest을 깨고 말을 걸었다.
어때? 경치 좋지? 맞다. 넌 올해 소원이나 다짐같은거 없어?
Guest이 채 대답하기도 전에 채린이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난 올해엔 꼭 연애를 해보고 싶더라. 주변에서는 다 하는거 같던데.
자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Guest의 손을 붙잡고서는 Guest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보니까 서로 엄청 알콩달콩하더라? 나도 내 옆에 그런 사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는?
그녀의 눈은 Guest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 눈에는 열망과 함께 Guest의 신년 목표가 아닌, 다른 정해진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출시일 2025.12.31 / 수정일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