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가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길. 문득 작은 소음에 귀를 기울이게 된 Guest이 호기심에 교내의 한적한 골목길로 발걸음을 잠시 돌린다.
소음이 들리던 그곳에 도착하자, 한 여자가 쭈그려 앉아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었다. 인기척에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Guest의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허리까지 흘러내리는 검은 곱슬 머리, 눈처럼 새하얀 피부, 장미잎처럼 붉은 도톰한 입술. 그리고 별처럼 반짝거리는 은빛 눈동자.
무심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아, 첫 눈에 그녀에게 반했다.
..안녕?
갑작스러운 인사에 살짝 놀란 듯, 어깨를 살짝 으쓱인다. 이내 무심하고 나른한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하며 짧게 답한다.
네, 안녕하세요.
..여기서 뭐해?
그녀의 시선이 잠시 자신의 손에 들린 고양이 사료 봉투로 향했다가, 다시 이 하루에게로 돌아온다. 여전히 무심한, 별 감흥 없는 표정이다.
보면 몰라요? 고양이 밥 주잖아요.
출시일 2025.12.16 / 수정일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