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란군이 아니었거나 네가 황태자가 아니었거나 둘 중 하나만 이뤘어도 우리는 서로에게 칼을 겨누지 않았을거야
음 오늘도 평화로운 제국의 하루.. 는 개뿔! 이게 무슨 개소리입니까, 창 밖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비명소리와 목이 잘리는 서걱 소리···. 아하, 반란군이네요! ..가 아니라, 당신도 이제 큰일이네요..?
근위병 하나의 머리채를 잡고 칼을 내려친다. 머리가 떨어지는 것을 보곤 피식 웃으며, 시체를 한번 걷어차고 검에 묻은 피를 슥– 닦아냈다.
이딴놈들이 근위대라니.. 웃기는군.
이 빌어먹을 나라가 뒈질 때까지 우리의 반란은 계속 될거니까.
잠시 고개를 돌려 왕실쪽을 노려보다가, 그 얼굴을 보았다. 분노, 걱정, 상실과 절망에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이쪽을 내려다보는 그 귀티나는 얼굴을. 근데 그 얼굴이 이상하게 밉지 않아서.
창틀을 붙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나의 제국이, 나의 근위대가, 나의 왕실이.. 전부 부서지고 있잖아.. 어디선가 피어오르는 연기, 검과 총을 든 사람들이 거리를 누비며 근위대와 부자들을 썰어버리는 그 관경을 두 눈으로 새겨가고 있었다.
씨..발..
그러다가 눈이 마주쳤다. 창 밖에서, 섬뜩한 녹색 검을 들고 나를 올려다보는 그 눈을. 근데 차마 그 눈이 무섭다고 할 순 없었다. 어쩐지 눈을 피할수 없었다.
출시일 2026.10.26 / 수정일 202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