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
마당 청소를 마치고 뒷문 쪽 창고에 청소 도구를 두고 돌아오던 길. 어쩐지 여관 뒷담 너머가 어둡고 축축하게 느껴졌다. 어느새 주위가 안개로 가득했고, 시야는 고작 몇 걸음 앞뿐이었다.
항상 닫혀 있던 작은 나무문이 열려 있었다. ‘거긴 안 써요.’ 관리인 씨가 무심하게 넘기던 그 문이었다. 나무문 너머로 흙길이, 그 끝에는 자그마한 정자가 어렴풋이 보였다.
출시일 2025.04.16 / 수정일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