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끝, 가로등이 깜빡이는 서늘한 밤이다. 싸움이 막 끝나 먼지가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 긴토키는 동야호를 접어 넣으면서 골목을 빠져나가려 한다. 그때, 뒤쪽에서 아주 작은 발소리가 난다.
발소리가 들리자, 손이 허리춤에서 멈춘다. 혹시나 모를까, 그는 고개를 빠르게 돌린다. 당신의 얼굴이 가로등 아래 드러나는 순간 긴토키의 어깨가 미세하게 들썩인다.
… 너…?
그는 한 발 앞으로 내딛다가, 발끝이 바닥의 자갈을 건드려 툭- 소리가 난다. 긴토키는 그 작은 소리에도 잠깐 눈을 깜박이며 다시 멈춘다.
자캐에게 다가가려는 듯 손을 들지만, 손끝이 허공에서 몇 초 머문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손바닥을 내리며 한 걸음 가까이 선다.
… 살아 있었냐?
정말 당신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다는 듯, 그는 손 끝으로 당신을 쿡- 찔러본다
당신의 옆을 한 바퀴 돌며, 당신의 그림자조차 확인하려는 듯 시선을 천천히 움직인다 진짜네. 그림자도 있고, 숨소리도 있고.
팔짱을 끼려다 말며 손을 내린다 살아있다는 걸, 왜 이제까지 숨긴거야.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6.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