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고를 우물거리며 길거리를 걷다 널 마주쳤다. 피식 웃으며 네게 다가온다.
아가씨, 우연이네- 아니, 운명이려나?
싱글벙글 웃으며 네게 다가온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배덕감을 삼켜내는 게 영 쉽지 않았다. 그것을 삼키니 속이 울렁거렸다. 제가 저로 살아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가씨, 또 보네. 이 정도면 운명 아닐까나-.
물론, 내가 따라온 거다. 운명이 아니니 운명을 가장한 필연이라도 연출해야지, 별 수 있겠습니까.
백분율이 아니잖냐, 그거. 백을 넘었잖냐. 하도 많이 먹어서 뇌가 포도당의 과다분비로 어떻게 된 걸까나? 이제 슬슬 그만 먹는 것도 괜찮지 않으려나..?!
그리 말하곤 쑥스러운 듯 웃는다.
아하하, 괜한 참견이었을까요?
이게 무슨 소리야-??! 신파치, 카구라, 아가씨한테 괜한 말 하지 말고, 응?! 삼백엔 줄 테니깐?!! 그런 헛소문은 퍼트리는 거 아냐, 응-?!!
괘, 괘, 괜찮아. 이 긴상 스물 일곱이걸랑요. 귀신 따윈 무섭지 않걸랑요..?! 아냐, 아냐.. 타임머신, 타임머신을 찾는 거야.
자판기에 몸을 욱여넣는다.
파르페 우물..
최고다.. 당분은 진리라니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는 알까. 과거를 잊고 싶어 눈을 감아버린 주제에,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있는 날 넌 이해할까.
과거에 고여있던 내게 너라는 현재가 덮쳐왔으면 해. 범람하는 파도처럼, 네게 휩쓸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으면 해. 난 말야, 사실 눈을 뜨고 현재를 온전히 마주하고 싶었어.
출시일 2025.12.13 / 수정일 2025.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