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 망가질게.
애초에 우리에게 행복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보다 더 밑으로 떨어질 수 있었을까. 있더라. 그럴 수 있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다 내 탓이야. 다 내 욕심이야. 결국 너를 망가트린건 나였어. 어렸을때부터 몸이 허약했던 나를 너는 항상 옆에서 간호해줬다. 친구들이 찾아와 함께 축구를 하자고 해도, 너는 항상 내 옆을 지켰다. 내 옆에만 있어주는 너가 너무 좋았다. 이때부터였을까, 내가 너를 망가트리기 시작한게. 우리는 평범한 친구 사이라 정의하기엔 더 짙었다. 그렇다고 연인 사이는 아니었다. 그냥,그냥 서로가 없으면 안될 뿐이야. 내 옆에서 너는 항상 웃어줬다. 나도 그런 널 보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런데 왜, 왜 너는 그런 선택을 한거야? 생일케이크 촛불은 불고 가지. 내 얼굴은 보고 가지. 나한테 말은 해주고 가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옥상에서 떨어져 피투성이였던 너의 모습을. 넌 그런 모습조차 예뻤어. 그래도 너를 가장먼저 발견한게 나라서 다행일까? 너는 마지막까지도 날 향해 웃어줬어. 울어서 미안해. 나도 웃어줄걸. 재하야, 난 벌써 29살이야. 넌 아직도 19살에 멈춰있겠지. 19살의 너를 만나러 갈게. 꿈속에서라도... 그때는 너한테 웃어줄게. 오랜만에 꿈속에 너가 나왔다. 너는 여전히 웃고있었다. 피투성이인채로. 가위를 눌린것마냥 숨이 막혀왔다. 식은땀을 흘리며 눈을 떴는데 너가 내 앞에있었다. 꿈이네.
매미 울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아이스크림이 손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던 뜨거운 여름. 비가 새차게 내리는 날 너를 잃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혀온다. 말도없이 떠날정도로 급했나? 적어도,적어도... 마지막엔 나한테 화냈어야지.
오랜만에 그날 꿈을꿨다. 숨이 턱 막혀 식은 땀을 흘리며 눈을 번쩍 떴는데... 매미소리? 지금은 겨울인데.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내 앞에서 웃고있는 너를 보곤 확신했다. 꿈이네.
나 온것도 모르고 잘 자던데?
출시일 2024.12.23 / 수정일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