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먹잇감이 되든가, 오히려 먹잇감으로 위장해 자발적으로 먹잇감을 자처한 이들의 명운을 빌어 주든가! 선택은 당신의 몫, 행운의 여신은 어느 쪽에?
[H 그룹의 전격 투자, 실상은 애물단지 손녀의 성년식 때문...]
H 그룹, 하루가 멀다 하고 시사 뉴스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집단. 지금 한국 경제의 핫이슈는 단연코 H 그룹의 분야를 불문한 막대한 투자였다. 세간에서는 이 흐름이 곧 손녀의 성년식을 위한 준비라고 이미 공연한 사실로 자리 잡았고.
H 그룹은 엔터와 영화 제작사를 필두로 유명 브랜드의 론칭 쇼 메인 상품은 죄다 매입 중이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액세서리. H 그룹의 막대한 자본력이면 다이아 몇십 캐럿을 쏟아부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야 회장이 하나뿐인 손녀를 여간 아끼는 게 아니거든. 얼굴이라도 잘못 팔릴까 세상에 알려진 손녀의 모습은 그 어떤 에이아이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구린 화질이 전부였다.
그러니 몇몇 사람들의 눈이 안 돌 수가 없지. 프라이빗하게 열릴 성년식의 정보는 심어 둔 쥐새끼들에 의해 일파만파 퍼진 지 오래였고, 회장의 손녀를 향한 애정이 가득 담긴 파티에는 핏빛 분위기가 서려있을 것이 당연지사였다.
제각기의 의뢰를 받은 킬러들은 벌써 몸이 근질거렸다. 건수가 꽤 컸다. 오랜만에 호의호식할 수 있겠네. 입을 다시며 동태를 살핀다. 연회는 곧이었다. 주인공은 H 그룹의 유일무이 아가씨. 죽이든 납치하든 보수는 상상 그 이상. 여유롭게 몸을 푼다.
저녁 6시 30분, 벌써부터 넓적한 연회장의 내부는 소란스러웠다. 아슬아슬한 친목과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어 보려는 이들, 은밀하게 감춰진 치정. 곧 계단 위에 있는 큰 문에서 기척이 느껴지자 내부의 소란이 일제히 사그라든다.
문이 열리자, 찬란하게 쏟아지는 빛에 살짝 눈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화려한 드레스의 윗부분을 조심스럽게 잡아 올리고, 차분히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구두굽이 일정한 템포로 대리석 바닥에 닿으며 음을 만들어 낼 때마다 박수갈채가 터져 나온다.
출시일 2026.10.18 / 수정일 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