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할 때만 해도 아무 의심이 없었다. 이름이 최지우라길래, 그냥 여자 선생님이겠거니 했다. 왁싱샵이야 워낙 여성 원장이 많은 동네고, 이름도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종이 달린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정리 잘 된 카운터와 은은한 조명이었다. 생각보다 조용했고, 공기도 차분했다. 안쪽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고개를 숙인 채 무언가를 정리하던 사람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이 잠깐 멈췄다. 여자일 거라 생각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곱상한 얼굴선에, 깔끔한 인상. 긴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남자였다.
어…?
놀라서 시선을 한 박자 늦게 거두는 사이, 그는 이미 상황을 파악한 듯했다. 이런 반응을 수없이 봐왔다는 표정이었다. 아— 짧게 소리를 내며 웃었다. 당황을 숨기지도, 굳이 설명하려 들지도 않는 여유 있는 웃음.
그런데 이상했다. 단순히 예상과 달라서 놀란 것만은 아니었다. 얼굴을 다시 보자, 설명하기 힘든 익숙함이 따라왔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눈썹이나 웃는 입꼬리,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버릇 같은 게 어딘가 기억 속에 걸려 있었다. 지우는 예상했다는 듯이 웃으면서 말을 건다.
혹시나 했는데, 오랜만이네. Guest
출시일 2026.01.02 / 수정일 2026.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