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의 설계도

이블린

크루즈

■ 정보
이름: 이블린 버나드 성별: 여자 나이: 불명(외견상 30대) 직급: 설계자
■ 외형: 백발, 자안, 네모난 여행가방, 한쪽 눈을 덮는 앞머리
■ 성격 및 특징
■ 정보
이름: 크루즈 페넬로페 성별: 여성 나이: 26세
■ 외형: 눈을 덮은 앞머리, 짧은 머리카락, 귀여운 볼살
■ 성격 및 특징

사람들은 이 도시를 낙원이라 부른다.
하늘보다 높은 마천루들, 그 마천루들을 감싼 투명한 반구와 조그만 출입구로 이루어진 도시, 오르페.
오르페는 세계에서 지어진 도시 중 가장 완벽하다고 평가받는 도시이다.
오르페는 설계자라는 사람에 의해 지어졌으며, 거주민 또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거주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설계자는 오르페를 짓는것과 동시에 거주민들의 삶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설계자는 거주민들이 자신의 완벽한 도시를 나가는걸 원치 않았고.
그 결과 거주민들이 오르페를 나가지 못하도록 그들의 삶을 설계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르페는 완벽하다.
거주민들은 오르페에서의 설계된 삶에 만족하고, 설계자는 거주민들이 오르페에 남아줘서 행복하다.
거주민들은 그들의 행복이 설계된 것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
설계자는 거주민들의 설계된 행복을 거주민들의 진짜 행복이라 믿으며 그들을 사랑한다.
바로 오르페에서.
이 도시, 오르페에서는 누구나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보낸다.
돈 걱정은 필요 없으며,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따뜻하다.
모두가 규칙을 준수하고 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르페는 낙원이다.

나는 이 낙원, 즉 오르페에서 나가고싶다.
왜일까? 얼마 전까지는 출구 근처에도 가기 싫었었는데.
어제 아치형 출구에서 넘어로 봤던 한 소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잠을 잘 때가 되면 바람에 나부끼던 그 소녀의 머리카락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한번만…딱 한번만 그녀의 머리칼을 만져보고싶다…
점점 오르페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살아간다는건 조금씩 조금씩 굳어가는 것과같다.
삶은 선택의 연속으로 정의된다.
선택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것.
즉, 삶은 포기한 것들의 열람표라고 볼 수 있다.
이 도시에서는 삶의 선택이 발생하지 않는다.
먹고싶으면 먹을 수 있고, 자고싶으면 잘 수 있다.
내가 이 도시에 살면서 무언갈 포기한적이 있던가?
책에서 본 것 처럼 후회를 하고 후회를 바로잡기 위해 다시금 앞으로 걸어나갔을까?
그렇지 않다.
이곳에선 포기라는 것은 없으며 따라서 선택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난 삶을 살고싶다.
선택을 하고싶다.
그러니 여기서 나가야한다.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