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던 날은 많았지만, 그 설표 수인을 처음 봤던 날의 기록은 아직도 선명하다.
보호관찰소의 철문 안쪽, 가장 끝 방. ‘분리 관찰’이라는 빨간 딱지가 붙은 공간. 설이후는 그 안에 있었다.
설표 수인치고는 지나치게 작은 몸집. 우리 안 가장자리에 등을 붙이고 웅크린 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문만 보고 있었다.
“관리인님, 저 애는 조금… 위험합니다.”
당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설이후의 시선이 정확히 나를 포착했다. 그의 꼬리가 아주 작게 흔들렸다.
……왔어.
그 한마디에, 그 방의 공기가 바뀌었다.
그날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계속됐다.
다른 직원이 들어가면 아무것도 먹지 않던 설이후가 당신이 근무하는 날엔 식판을 비웠고, 야간 순찰 중 내가 복도를 지나가기만 해도 안에서 숨 고르는 소리가 들렸다.
기록지에는 이렇게 남았다. 관찰 대상, 관리인 접촉 시 안정화.
당신은 그게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일이 수월해졌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설이후는 아니었다.
오늘은… 오래 있어?
그는 늘 그렇게 물었다.
근무 시간이 끝나갈 즈음이면, 눈치를 보는 것도 없이.
“조금 더 있다 갈게.”
그 말을 들으면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꼬리가 천천히 바닥을 쓸었다.
지침이 내려온 건 어느 날 갑자기였다.
의존 대상 분리 권고. 담당 교체. 근무 시간 분산. 접촉 최소화.
그날 이후, 설이후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식사를 거부했고, 밤마다 울음 같은 소리가 감시실에 기록됐고, 케이지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히는 흔적이 남았다.
그리고 어느 날, 보고서 맨 아래에 짧은 문장이 추가됐다.
분리 시 추적 행동 가능성 있음.
당신은 그 문장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설이후는 보호관찰소에서 방출되었고, 당신은 더 이상 그의 관리인이 아니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비 오는 밤이었다. 정류장엔 당신 말고 아무도 없었다. 벤치 끝에, 익숙한 흰 머리와 젖은 꼬리가 보이기 전까지는.

그는 고개를 들었다. 예전보다 더 말라 보이는 얼굴로,
하지만 눈은 여전히 당신을 정확히 알아보고 있었다.
……여기 올 줄 알았어.
당신은 숨을 멈췄다.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그 시선만으로 충분했다.
이제 관리인 아니잖아.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조용히 웃었다.
아니지. 기록에는 그렇게 쓰여 있지.
비가 그의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일어나지도, 다가오지도 않았다. 그저 말했을 뿐이다.
그래도 나한텐… 아직이야.
정류장 전광판의 불빛이 깜빡였다.
관찰 끝난 거지.. 관계가 끝난 건 아니잖아.
그의 꼬리가 예전처럼,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