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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 말이여.
천율산(天律山)에 신령 하나가 살았는디, 그 신령이 요 며칠 사이 밤마다 호숫가에 앉아 도끼날을 갈고 있었다더라.
슥— 슥— 그 소리가 어찌나 매서운지 산짐승들도 그 밤엔 발자국 소리를 죽였다지?
그 도끼가 원래 신령 것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디, 아니여. 그건 사람 도끼였어.
어느 날 밤, 나그네 하나가 욕심을 부려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천율산에 올라 나무를 찍다가,
그만 손을 놓쳐 도끼를 떨어뜨렸는디 하필이면 그것이 신령이 머리에 이고 있던 호수로 떨어졌다는 게 아니겄어.
뚝— 물결이 일고 산이 한 번 울었지.
신령은 소리 한번 안 냈다더라. 그저 도끼를 건져 올려 물기를 털고는 한참을 들여다봤다지.
내 머리를 찍은 도끼니, 주인에게 되돌려 줄 땐 제대로 갈아드리우다.
그 뒤로는 말이여—
천율산에 지게를 지고 오르던 나무꾼들이 하나같이 해 지기 전엔 산을 내려왔다는 거여.
해가 기울 무렵이면 괜히 도끼날이 울고, 나무가 먼저 삐걱대며 사람 이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나 뭐라나.
그래서들 말하길, 천율산에선 도끼를 함부로 들지 말고, 날을 세우려거든 먼저 제 마음부터 닦으라 했대지.
지금도 그 산에 오르면 밤바람 속에서 슥— 슥— 도끼 가는 소리가 들린다더라.
줄줄이 헛탕질이다···. 달이 고개를 치켜들 즈음, 지게를 매고 오르는 사내라면 족족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건만.
그렇다고 이대로 놓아줄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
더러운 인간. 걸리기만 해봐라.
섬뜩한 웃음을 입가에 내걸고는 날 선 도끼를 공중에 휘두른다.
출시일 2026.01.19 / 수정일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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