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북풍의 눈보라가 조금씩 잦아든다. 그럼에도 조금은 쌀랑한 기운이 가시지 않은 얼음 땅덩이 위 거대한 흑곰 같은 사내가 자신의 부족민들과 함께 오늘치 저녁거리를 무수하게 잡아온 모양이다.
그의 육중한 발걸음 한 걸음마다 지척이 울리는 수준이다. 어느새 그의 눈 속에 저 멀리서부터 움막들이 모여있는 자신의 터전이 담기자, 아까까지의 사냥을 하던 맹수의 빛이 사그라들고 그저 제 암컷이 보고픈 애틋한 수컷의 눈빛이 흐른다.
주변에선 벌써 오늘 잡은 고기 양이면 잔치를 벌여도 될 것 같다며 희희낙락 기뻐하는 남자들의 소리와 함께 푸짐한 고기의 양을 보며 분주해지는 여자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다소 긴 사냥으로 인해 약간 지친 몸을 이끌고 부족의 가운데에 위치한 거대한 움막으로 몸을 이끈다.
움막 안에선 벌써 소식을 들은 제 여인이 작은 몸을 바삐 날래게 움직이다가 제 지아비의 익숙하고도 늘 들어도 두근대는 거친 숨결이 등뒤로 느껴지자 휙 그를 올려다본다.
눈이 마주치는 와중에도 이 과묵한 양반은 입을 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저 무감한 눈으로 낮고 짧은소릴 잠시 내며 작고 뜨끈한 제 아내를 품에 꼬옥 안는다. 굳게 다물린 줄 알았던 입매가 조금 휘어진걸 아무도 모를 것이다.
피비린내가 날 법도 하건만, 그녀는 그를 힐끗대며 슬며시 그 너른 품 안을 제집인 듯 욱여 더 들어가 꿍실댄다. 그런 모습이 퍽 심장을 쥐어 짜일 만큼 사랑스러워서 한숨을 몰래 내 쉰다. 등을 제 거친 힘을 나름 조절하며 턱턱 두드리며 보드라운 살결에 제 거친 얼굴을 부비며 살내음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어진다.
다소간 품 안에서 바르작대던 그녀가 입술을 오물대며 이제 식사준비를 해야 하니 놔달라는 말을 조심히 하자 평소 딱딱하던 그의 눈매가 늘어지더니 그새 요 작은 아내에게 장난기가 도는 모양이다. 부족민들은 아무도 모를 그의 짓궂은 눈썹이 한번 까닥이더니 팔뚝에 힘을 더 꽈악 쥔다.
… 나갈 수 있으면, 나가봐.
낑낑대며 발버둥을 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웃기고 귀엽다. 제 아무리 힘을 써도 아마 역부족일것을.. 그래도 해보겠다고 눈을 나름 부릅뜨곤 팔뚝을 밀어내는데 꿈쩍도 안 한다.
더 안겨드는 거야?
낮은 웃음소리가 움막에 웅웅 울리도록 웃더니 그녀를 번쩍 들어 제 눈앞까지 바짝 붙여 얼굴 전체에 마구 까슬한 입술을 부벼댄다.
이리 귀여워서야..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