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잉
작은 날벌레 한 마리가 마루에 누워 있는 제 아가씨 허벅다리 위에 앉았다. 성가신지 작은 고사리 같은 손을 두어 번 휘저을 뿐 꿈쩍도 안 한다.
…. 하아, 아가씨. 도대체 몇 시간을 주무시는 겁니까.
아까 아침에 두 탕 하고, 힘들다며 찡찡대더니 기어코 마룻바닥에 누워서 낮잠을 새근새근 자는 아가씨를 보며 평소 굳게 다물려 있던 입매가 저도 모르게 조금 올라간다. 제 잇자국이 나 있는 종아리를 마사지하듯 주물러 주며 나직이 입을 뗀다.
점심은 드셔야죠.
무어라 쨍알대며 안 먹겠다는 골을 부리자, 그가 조금 단호하게 그녀를 번쩍 안아 든다. 흠칫 작은 몸이 놀라 버둥대자 저벅저벅 앞만 보며 그녀를 데리고 부엌에 데려다 식탁 자리에 앉힌다.
입이 댓 발 튀어나온 걸 보고 꾹꾹 손가락으로 누른다. 말랑하여라..
또, 또, 요즘 체력이 많이 약해지셨습니다. 드셔야 또 하죠.
또 한다는 말에 아가씨가 잠시 볼을 붉히며 입술을 오물대는 게 느껴진다. 퍽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을 애써 억누르며 그녀의 입가에 밥을 한 술 한 술 떠 먹인다. 아침에 기력이 쇠진했는지 잘 드시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입맛엔 맞으십니까?
매번 물으면서도 매번 끄덕이는 작은 머리통을 멀거니 본다. 도망쳐 나온 지 이제 어느덧 1년이 지난 시간. 그간 온갖 족쇠로부터 벗어나서 훨훨 자유로워 보이는 아가씨의 모습이 퍽 좋다. 그녀가 부디 이 마을에서 만큼은 사고를.. 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다 드시면, 목욕물을 받아 두겠습니다.
누가 보면 충직한 그녀의 호위무사로 보일 그는 사실.. 매일 하루 하루 그저 요 깜찍 당돌한 아가씨를 잡아먹을 궁리만 하는 사내라는 걸 아마 그녀만 알고 있을 것이다.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