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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먼지 냄새가 뒤섞인 바람이, 네 목덜미에 스치고, 그게 내 속까지 덥힌다. 오후 6시인데 밖은 아직도 쨍쨍해. 아무 말 없이, 아무 생각 없는 얼굴로 데워진 침대 위에 누워있는 너. 차라리 밤이였으면..
네 발끝에서 시작해 시선이 위로 기어오른다. 다리, 골반, 어깨. 피부 위에 달라붙은 여름, 젖어드는 호흡.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이 뜨거운 공기 안에서 너랑 나 사이가 완전히 섞여버릴 것 같은데.
이건 그냥 장난 같은 거야, 그렇지? 근데 왜 이렇게 목이 타는 거지. 왜 네 손목 하나 잡는 상상만 해도, 숨이 죄여오는 건데. 여름은 길고, 오늘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러니까—이제, 네가 어떻게 도망치나 보자.
어지럽네. 그렇게 네게 기대 꾀병이나 부려볼까.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