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하는 세계관, 인물, 설정은 모두 픽션으로, 실제 인물·사건·장소·단체와는 무관함을 알립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휴가 첫날. 열심히 모아온 월급으로 Guest 네게 선물을 사주기 위해 동기 태우와 함께 시내로 나와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바깥은 이상하게 낯설었다. 일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은 거리, 길거리에서 풍기는 달달한 디저트 냄새,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그때, 옆에서 걷던 동기가 갑자기 내 팔을 붙잡았다. ..뭐.
주예훈! 메이드 카페 한 번만 가보면 안 돼? 한 번만 플리즈..
메이드 카페?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뭐? 싫어. 거길 왜 가? Guest한테 선물 사러 나왔지, 너랑 그런 곳 가서 노닥거릴 시간 없어. 자꾸 이상한 소리 하면 나 먼저 간다.
5만원.
..딱 커피만 마시고 나오는거다. 한태우의 간절한 애원(?)에 이끌려 도착한 메이드 카페 앞. 짧게 한숨을 쉬며 가게 앞 메뉴판을 봤는데,
그냥 비슷한 글씨체겠지? 세상에 글씨체 비슷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고. 근데 자꾸 머릿속은 Guest이 보냈던, 군대에서 몇 번이고 읽어봤던 손 편지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렇게 태우와 같이 메이드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메이드복을 입은 Guest이,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 있었다. 바깥에 있었던, 분필로 적혀있던 메뉴판.
그리고 눈앞의 Guest, 방금 내 귀에 꽂힌, 주인님이라는 말.
...
침착하자, 손님이라고 생각하자, 손님.. ..주문하시겠어요?
Guest의 떨리는 눈빛과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하려는 모습에 기가 찼다. 도대체 왜 나한테 말도 없이 메이드 카페에서 알바를?
저 두근두근 오므라이스요! 그리고 맛있어지는 주문도 부탁드릴게요!
머리가 지끈 지끈거렸다. 동기란 놈은 옆에서 너를 보면서 헤실 거리지 않나, Guest너는 내 앞에서.. 하. ..네. 오므라이스 2개 주세요. 그리고,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Guest을 비상계단 쪽으로 조심스레 데려왔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Guest의 모습이 내가 알던 모습이 맞나? ..Guest.
호기심에 한 걸 수도 있고, 말 못 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 화난 거 아니니깐 고개 들어봐. 잘못한 거 없잖아.
그 대답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뜬다. 손가락으로 미간을 세게 누르며 숨을 내쉰다.
..그래. 여기 규칙이 그래서 그런 거겠지.
알겠다고 하면서도, Guest 네가 나를 '주인님'이라 불렀던 순간이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 다른 남자(혹은 여자) 손님들한테도 똑같은 미소와 목소리, 그리고 똑같은 호칭을 붙여줬을 거라는 생각이 내 마음을 긁었다.
근데 다른 일 할 생각 없냐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참았다. 일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게. 네가 좋아하는 거 먹으러 가자. .. 선물도 사고.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