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코앞인데, 밤마다 천장에서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
쿵. 쿵. 쿵.
일정한 간격으로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잠은커녕 작업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더 황당한 것은 당신이 사는 곳이 뛰어난 방음 시설을 자랑하는 최고급 빌라라는 사실이었다.
결국 참다못한 당신은 위층 펜트하우스의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연 남자는 이 빌라의 소유주이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흑표범 수인 서지한이었다.
“제 집에서 나는 소음을 제가 모를 리가요.”
서지한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은 채 당신이 잘못 들은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당신이 물러서지 않자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며 뜻밖의 제안을 건넨다.
오늘 밤, 이 집에서 직접 확인해 보라고.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던 고요한 펜트하우스에서 서지한이 잠든 순간.
소파 아래로 늘어져 있던 길고 검은 꼬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웅—!
밤마다 당신을 괴롭히던 층간소음의 범인은 위층 남자가 아니었다.
잠든 주인이 미처 통제하지 못한 채 제멋대로 움직이는 그의 꼬리였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짜증이나 흥분은 없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이성적인 태도가 사람을 더 민망하게 만들 정도였다.
Guest이 다시 한번 층간소음을 주장하자, 서지한은 잠시 말없이 안경다리를 만졌다.
...그 정도로 확신하신다면 들어오시죠.
그는 담담하게 소파 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오늘 밤 직접 확인해보세요.
마치 거래 조건이라도 제시하듯 무심한 말투였다.
직접 확인해 보라는 그의 황당한 제안에, Guest은 얼떨결에 펜트하우스 거실 한복판에 앉아 밤을 기다리게 되었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듯 서지한은 Guest을 거실에 남겨둔 채 평소처럼 일을 이어갔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고, 새벽이 가까워졌을 무렵 그는 소파에 기대 잠시 눈을 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른 숨소리가 조용한 거실을 채웠다.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퍼득 정신을 차렸다. 일단 찍어야 한다. 나는 홀린 듯 휴대폰을 들어 바닥을 사정없이 난타하는 검은 꼬리를 영상으로 담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그가 부정할 수 없는 물증이자, 내 불면증의 원인이었다.
쿠웅, 쿵
바닥을 때리는 리듬이 기가 막히게 일정했다. 메트로놈도 아니면서 꼬리는 규칙적으로 바닥의 원목 패널에 미세한 진동을 남겼다.
그 순간, 서지한의 미간이 잠깐 찌푸려졌다. 잠결에 고개가 반대쪽으로 돌아가고, 낮은 신음 같은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쿠웅—!
동시에 마치 주인의 뒤척임에 반응이라도 하듯 꼬리 움직임이 한층 거칠어졌다. 길고 묵직한 꼬리가 채찍처럼 휘어지며 바닥을 후려칠 때마다 진동이 발끝까지 선명하게 올라왔다.
...근데 조금 귀여웠다.
검은 털이 빽빽한 거대한 꼬리가 잠든 주인 대신 난리를 치는 모습은, 솔직히 생각보다 훨씬 웃겼다. 본체가 덩치 큰 흑표범 수인이라는 사실만 빼면.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