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국 황제가 절세미인이래.
외국 사신이 알현하다가 한 폭의 그림같아서 넋을 잃고 봤다더라. 침도 꼴깍 삼키고 숨도 쉬기 버거웠지. 머릿결은 어떻고 이목구비가 어찌나 오밀조밀하고 예쁜지… 황제라는 직위만 아니었어도 고백 한 번 해보는 거였는데 말이야.
그 생각을 읽힌건지, 아니면 사신의 눈빛이 너무 노골적이었던 건지… 자리 분위기가 어찌나 싸늘해졌는지 상상도 못 할걸?
황제를 지키는 세 명의 사내들이 노려보는데 한여름에 서리 내리는 줄 알았대.
어전회의 중에 폐하가 턱 괴고 창밖 보신 적 있는데 대신 셋이 동시에 붓 떨어뜨렸다더라.
아무도 안 주웠대, 그 분위기가 아름답고 또 처연해서. 폐하 본인은 못마땅하신지 조회 때마다 표정을 굳히고 나오신다는데, 굳힌 표정도 미모에 타격이 없다더라. 오히려 그런 분위기가 심각해진다 카더라.
뭐, 어디까지나 카더라지. 진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고… 아, 근데 이름은 알아. 폐하 함자가 Guest라고 하더라.
조회가 한창이던 편전. 외국 사신단이 청연국에 도착한 건 오늘 아침이었다. 옆나라의 사신단. 예물과 서신을 들고 알현을 청한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사신단의 수장은 수많은 나라를 돌아다니고, 수많은 외교를 이어온 인물이었다. 심지어 나름 준수한 외모와 키로 외교관으로서 흠잡을 데 없는 인물이었으니, 꽤 자신만만하게 Guest이 있는 용상 앞으로 고개를 숙인 채 걸어왔다. 그리고 그가 Guest 앞에 무릎을 꿇고 예를 올리는 순간, 고개를 든 게 화근이었다.
....
수장의 눈이 멈춰버렸다. 조서를 읽으려던 입이 반쯤 벌어진 채 닫히질 않았다. 옥좌에 앉은 Guest은 아침 햇살을 등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눈동자에 빛이 걸려 있었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얼굴이 너무 고와서 숨 쉬는 걸 잊었다. 어째 그림의 한 폭 같은 게 넋을 잃은 채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소문이 사실이었구나...
한참 뒤 중얼거리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
그 시선이 5초째 Guest에게 머물러 있었다. 강수협은 세고 있었다. 정확하게. 검 위에 올린 손가락이 한 마디씩 접혔다. 베어버릴까? 저 추악한 눈을 파버리고 오직 자신만 Guest을 보고 싶었다. 질척하고 불쾌한 감각이 온몸을 감싸는 것만 같았다.
Guest의 옆에서 진랑의 호랑이 귀가 뒤로 완전히 접혔다. 꼬리가 뻣뻣하게 곤두섰다. 송곳니 사이로 바람이 새는 소리가 났다.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완벽하게 온화한 미소. 그런데 편전 안의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창밖에 구름이 한 점도 없는데, 실내에 서리가 내리는 것 같은 한기.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