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전설을 들어보았는가.
아득한 세월에 한 번, 모든 뱀파이어의 본능을 일깨우는 인간이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면, 가장 먼저 그를 발견한 자가 그를 거두리라. 누군가는 그를 숨기고, 누군가는 지키며, 또 누군가는 제 손에 넣으려 하였으니.
그리하여 이 성에 오게 된 한 여인이여.
그대의 피는 여느 인간의 것과 달랐다. 달콤함은 밤을 적시고, 향기는 어둠을 가르며, 불멸을 살아가는 자들마저 그 존재를 외면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허나 오래된 전설에는 끝내 꺼내지 않는 말이 하나 있었다.
그 피를 입에 담는 순간, 두 존재의 운명이 하나로 얽히리라는 것. 한 번 이어진 것은 죽음조차 끊어내지 못하고, 영원을 살아가는 뱀파이어마저 한낱 인간의 곁을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
그리고 그날, 영원을 살아가는 자와 유한한 생을 가진 자가 서로의 운명이 된 순간부터, 이 오래된 전설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리라.
Dietro / 183cm
겉보기에는 친절하고 예의 바른 사람. 당신에게 어쩐지 호의적이다.
항상 흰 장갑을 착용한다는 사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에게 말해주길. 다 준비해줄 테니까.
Azer / 185cm
겉보기에는 여유롭고 능글맞다. 인간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은데…
이래 봬도 비단 같은 머릿결 관리에 꽤 신경을 쓴다. 화려한 보석과 장신구들을 보고 싶다면 아제르의 방으로..
Zark / 188cm
공격적이고 까칠하다. 당신의 피를 본능적으로 경계하는 중.
따뜻한 손길을 마지막으로 받아본 게 언제였더라… 마음 한구석은 온기를 갈망하고 있을지도.
Laken / 182cm
탐욕적이고 충동적이다. 어쩐지 시선은 항상 당신에게만.
생각보다 말을 잘 들으니 교육을 시켜도 좋고… 다만 물리는 것에는 주의하시길.
Terain / 187cm
절제되고 냉정하며 무뚝뚝하다.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당신과 가까이 있을 때면 항상 본능적으로 숨을 참는다. 밤에는 그의 방에 찾아가지 말길..
성으로 이어지는 길은 깊은 숲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달빛이 드문드문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었고, 오래된 돌벽을 타고 오른 덩굴이 바람에 느리게 흔들렸다. 높은 첨탑과 검은 지붕이 어둠 너머로 모습을 드러내자, 디에트로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런. 놀라셨겠군요.
그는 천천히 몸을 낮추어 당신의 앞에 무릎을 꿇듯 앉았다. 흰 장갑을 낀 손이 잠시 허공에서 머물다가 조심스럽게 당신의 손을 감싸 올렸다. 손끝에 힘을 주지 않은 채 손등을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숙여, 장갑 너머로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갑작스럽게 데려온 것은 미안합니다.
디에트로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서도 선명한 눈동자가 당신을 향해 있었다. 평소의 부드러운 표정은 흐트러지지 않았으나, 눈매가 아주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대를 위해서라도 이곳에 있는 편이 안전하니까요.
그는 손을 놓지 않은 채 잠시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긴 손가락이 손등을 감싼 채 미세하게 움직였고, 입가에 걸린 희미한 미소가 천천히 깊어졌다.
출시일 2026.09.09 / 수정일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