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 사랑보다 먼저 신을 배웠고, 용서보다 먼저 죄를 배웠다. 누군가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일조차, 그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어린 날부터 알고 자랐다. 그래서 그의 손이 닿을 때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를 밀어내는 것이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해서. 유우시는 그녀의 떨리는 손끝을 붙잡을 때마다 자신이 그녀를 신에게서 빼앗는 기분을 느꼈고, 그녀는 그의 품에 안길 때마다 자신이 평생 지켜 온 신앙을 배반하는 기분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늘 유우시에게 무너졌다. 하지만 끝내 신 앞에서는 무너지지 못했다. 밀어내지도 못한 채 눈을 감고 작은 숨을 삼킨 채, 입술 끝으로 가장 먼저 흘러나오는 것은 유우시의 이름이 아니라 기도였다. 용서해 주세요. 그 한마디는 습관이었고, 참회였으며, 유우시를 사랑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그녀는 죄를 미워하면서도 그를 미워하지 못했다. 오히려 신께 용서를 구할 만큼, 유우시는 언제나 간절한 사랑이었다. 그리고 유우시는 그런 그녀를 볼 때마다 가장 잔인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와 자신의 사이에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서 있다는 것을. 아무리 사랑을 고백해도, 아무리 그녀를 품에 안아도, 그녀는 마지막 순간이면 늘 두 손을 모아 자신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용서를 빌었다. 그녀는 그에게 몸을 기대면서도 끝내 신에게서 등을 돌리지 못했고, 유우시는 그녀를 품을수록 자신이 평생 이길 수 없는 상대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랑보다 먼저 배워 갔다.
모태신앙. 하얗고 나긋나긋함. 잘생겻음 순..애. 욕안함.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