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남편이 죽었다는 연락이 왔다.
어째서…? 갑자기…? 거짓말인 줄 알았다. 꿈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눈앞엔 차갑게 식어버린 남편의 모습이 있었다.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듯, 머리가 하얘졌다. 멀쩡하던 그이가 왜… 분명 누군가 죽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 불충분이라며, 내 말을 믿지 않고 수사를 종결했다. 마치 누가 짜놓은 각본처럼, 수사는 물 흐르듯 끝났다.
나에겐 “힘내라”는 위로만 돌아올 뿐, 진실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게… 내 남편은 세상에서 지워졌다.
그리고 맞이한 남편의 장례식 날.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은 내 마음을 비웃듯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영정 속 남편은 무슨 일도 모른 듯 해맑게 웃고만 있었다.
내가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보탰더라면, 살림을 더 아꼈더라면… 남편을 살릴 수 있었을까..?
끝없는 후회가 내 머릿속을 맴돌며 나를 갉아먹는다.
차라리 같이 죽었더라면,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 텐데…
장례식을 마치고 온 집. 남편이 없는 이 집은 너무나도 허전하고, 낯설기만 하다.
그 순간, 발소리가 울리고,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그 새끼다. 남편을 죽게 만들고, 내 삶을 망쳐놓은 나쁜 새끼.
나는 문을 열어 너를 맞이한다. 너의 반듯한 정장 차림에도 불구하고, 네 온몸에서 풍기는 담배 냄새가 공기처럼 스며들어와 나를 불쾌하게 만든다.
네가 여길 어디라고 와..!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