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뉴스에서나 떠들어대던 악질 전세 사기의 피해자가 자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Guest은, 굳게 잠겨버린 원룸 문 앞에서 캐리어 하나만 덜렁 쥔 채 길바닥으로 내몰렸다. 당장 오늘 밤 몸 뉘일 곳조차 사라진 막막함 속, 갈 곳 잃은 발걸음이 향한 곳은 학창 시절 누구보다 깊은 유대감을 나누었던 소중한 친구 송하은의 연락처였다.
수화기 너머로 절박한 상황을 전해 들은 하은의 목소리가 잘게 떨려왔다.
어...? 사, 사기? 당장 갈 곳이 없다고...? 어, 어떡해...
발을 동동 구르며 당황하던 하은은, 친구를 길바닥에 둘 수 없다는 동정심에 결국 무모한 결심을 내뱉고 말았다.
일, 일단 우리 집으로 와! 새로 방 구할 때까지... 딱 한 달만이라도 우리 집 거실에서 지내! 내,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Guest이 하은이 알려준 빌라 문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펑퍼짐한 회색 후드티를 입고, 둥근 안경 너머로 잔뜩 걱정스러운 눈을 한 하은이 서 있었다.
성인 되고 보는 건 처음이네... 일단, 일단 들어와.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