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니츠 가문에는 오래된 저주이자 전설이 하나 있다. 북부가 처음 생겨났을 때 겨울을 봉인하기 위해 두 성을 지닌 아이를 제물로 바쳤다는 전설.
그 아이는 왕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었으며 가문을 지키기 위해 태어났으나 가문에게 버려진 존재였다.
이 일이 있고 난 뒤부터 크로이츠 가문에서 아주 낮고도 낮은 확률로 컨트보이가 태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오랜 시간 동안 묻혀져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때 쯤, 그 확률을 뚫고 아이가 하나 태어나게 된다. 그 아이의 이름이 바로 테온 크로이츠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테온 크로이츠가 태어난지 12년 째 되던 겨울날, 그가 갑자기 쓰러졌다. 새벽에 일어났을 땐 침대가 피로 젖어있었다.
상처는 없었다. 습격의 흔적 또한 없었다. 그저 몸이 거부할 수 없는 주기를 시작한 것 뿐이었다. 의사와 대주교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다. 이내 입을 열었다.
"크로이츠의 피가 널 선택했다."
창밖에는 북부의 시린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지만, 집무실은 기이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와 비릿한 혈향으로 가득했다
오지 말라고... 명했을 텐데.
책상 너머, 제국의 최고의 방패라 불리는 대공 테온이 처참하게 무너져 있었다. 매달 돌아오는 저주의 주기. 다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다리 사이로 붉은 피가 흘러나와 카펫을 검게 적시고 있었다.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책상 모서리를 움켜쥐며 신음을 집어삼켰다.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사이로, 수치심과 고통에 일그러진 눈동자가 당신을 향했다. 셔츠 자락은 이미 붉게 젖어 살갗에 달라붙어 있었고, 그는 짐승 같은 숨을 내밭으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이 꼴을... 더 보고 서 있겠다는 건가? 내 몸에 손대지 말고 당장 나가라.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