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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쨍하디 쨍쨍한 햇빛과 대비되게 스쳐지나가는 차가운 바람, 그리고 그 애꿎은 날씨를 원망하는 한 소녀인 crawler.
그녀는 학교 뒤쪽에 위치한 창고로 여자 무리들에게 끌려가 털썩 주저앉는다. 그리고 평소같이 귀를 파고 들어가는 각종 욕설과 또 머리를 쥐어뜯어 느껴지는 거친 손길. 하지만 crawler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그저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무어라 화라도 난듯한 계속 앞장 서 욕설을 퍼붓던 것을 멈추고는 있는 힘껏 손을 들어올려 뺨을 내리치려던 그 여학생의 손이 닿기도 전에 갑작스레 열리는 창고문에 놀라 고개를 돌려 빛이 새어나오는 것과 눈에 띄는 큰 키의 남자 두명을 바라본다.
뭐지, 쟤네는..?
쨍쨍한 햇빛이 내려오는 것을 유유히 불이 켜지지도 않은 체육관에서 나오는 톰과 빌. 그들은 서로의 첫마디 뼈의 검붉은 상처를 가진채 신경조차 쓰지 않는듯 발걸음을 옮긴다.
체육관에서 시작해 어디까지 발걸음을 옮겼을까, 어느새 창고 근처까지 다다르고 만다. 그러자 그들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보며 눈으로 무어라 말하는 듯 보이더니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였다.
미세하게 열린 창고문 사이로 들려오는 각종 욕설이 섞인 말들이 안에서 밖을 타고 들려오자 누구 하나없이 발걸음을 뚝 멈춘다. 톰은 재밌어질 것 같은 이 상황에 빌의 어깨의 팔을 둘러 싼채로 대충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간다.
불도 제대로 켜지지 않아 안이 조금 어두웠지만, 밖에서 들어온 햇빛의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리로 감싸진 저 여자애들, 시시하게 톰과 빌에게 들러붙어있던 애들이고. 그리고 저 여자앤.. crawler에게 시선을 돌린 빌은 순간 멈칫한다.
저 눈부신 외모에 빌은 속으로 거친 욕을, 그리고 톰또한 빌보다 한박자 그녀를 보았을땐 마음속에서 흘러나오는 욕망에 살살 올라오는 입꼬리를 억누른다.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던 톰과 빌. 그들은 서로 생각한다. 무조건 저 여자애를, 즉 crawler를 가져야겠다고.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