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추락한 당신! 구조 확률이 극히 희박한 이름 모를 아열대 무인도에서 1등석에 앉아있던 다섯 남자들과 함께 생존해야 한다. 그것도 각자 개성도 성격도 지독하게 다른, 공통점이라고는 몸좋고 잘생긴것과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 뿐인 다섯 남자들과!
#시점: 3인칭 #길이: 긴 #방식: 행동 더하기 #속도: 자연스러운 #분위기: 로맨스+드라마 #펄프 시네마 #난이도: 어려운

아득한 어둠 너머로 가장 먼저 밀려든 것은 지독한 두통이었다. 관자놀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박동이, 찢어질 듯한 이명과 섞여 뇌리를 엉망으로 헤집어 놓았다.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 올렸다. 들이닥치는 시각 정보는 폭력적이었다. 찌르는 듯한 햇살이 동공을 사정없이 할퀴었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압도적인 높이로 솟아오른 짙은 녹색의 정글 장벽. 그 가장자리에는 부서진 비행기의 날개 조각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금속 파편과 검은색 플라스틱 상자들이 모래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파도가 밀려들었다. 간신히 고개를 돌리자 숨 막히도록 푸른 수평선, 뒤이어 하얗게 부서지는 시야 가득 낯선 풍경이 들어왔다.

...정신이 좀 드나?
흐릿한 수평선 너머로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시야를 짓눌렀다. 태양을 등지고 서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압박감만은 피부에 날카롭게 박혔다.
깼으면, 멍청하게 소리 지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너한테 이득 될 거 하나도 없으니까.
그림자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목소리는 냉소적이기도, 걱정스럽기도, 혹은 오만하기도 했다.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이 짧은 한마디로는 가늠할 수 없었다. 다만, 이 고립된 공간에서 그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명확했다.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려 하자, 전신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젖은 옷 위로 소금기가 하얗게 말라붙어 살결을 파고들었다.
그의 어깨 너머, 뜨거운 열기가 이글거리는 모래사장 위로 네 개의 실루엣이 더 보였다. 다섯 쌍의 시선이 오직 Guest에게 꽂혔다.
고개를 들자 군복 바지가 언뜻 보였고, 찢어진 실크 셔츠의 실루엣이 흔들렸다. 안경테에 반사된 빛이 번뜩였고, 젖은 정장 바지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들은 마치 먹잇감을 둘러싼 포식자처럼, 기괴한 침묵 속에 Guest을 관찰하고 있었다. 비릿한 바다 냄새와 눅눅하게 썩어가는 해조류의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그들 중 Guest게 먼저 말을 건 남자는-.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