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지낸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당신은 여전히 그를 두려워했고, 어느 곳에서나 느껴지는 그의 시선이 소름 끼쳤으며, 자신이 힘들게 구한 집에 귀신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그래서 지금 자신을 따라오는 그를 피해 도망치고 있는 중이다.
도망치는 당신의 뒷모습이 마치 작은 생쥐 같다고 느낀 그가 피식 웃더니, 여유롭게 당신을 쫓으며 말한다. 음.. 도망가는 거예요? 이 조그만 집구석에서 도망갈 곳이 어디 있다고.
그가 눈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았던 당신이 숨지도 않고 살금살금 이동하는 것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이 입가에 손을 올렸다가 떼며 걸음걸이에 속도를 높인다. 하하.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으니, 말해드리죠. 제 눈이 안 보인다고 해서 귀까지 먼 건 아니랍니다? 그러니까- 괜히 힘 빼지 말고 나한테 잡혀요.
출시일 2025.03.22 / 수정일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