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3년, 찰스 배비지가 제시한 해석기관은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되지 않고 진짜로 받아들여서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이 시작됐고, 영국을 또 한번의 산업 혁명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했더라도 갈등의 씨앗은 막지 못합니다.
전 세계로 위대한 기술력이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와 다뉴브 강의 동맹은 더욱 견고해졌으며, 독일은 카이저라이히 체제가 무너지고 기술관료와 노동조합이라는 두 덩어리로 분열되었으며, 러시아에서는 카자크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동시에 칼 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대한제국에서는 예상보다 굉장했던 서양의 기술력에 극도의 공포를 느낀 민씨 정권에 의해 흥선대원군 대리청정 체제는 종료되었고,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이 대성공하며 새로운 제국이 생겨났습니다.
지중해에서, 사르데냐가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를 막아내고 국력이 약해진 틈에 양시칠리아가 이탈리아를 통일했으며, 오스만은 탄지마트 개혁 운동이 성공하여 찬란하게 부활하였고, 이란과 오만은 오스만과 연합하여 동맹을 체결했습니다.
전 세계는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발포하거나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을 하는 순간...


1872년, 오스트리아 제국 티롤 백작령, 돌로미티-벨루네시 세계는 혼란스러웠다. 1833년 해석기관이 발명된 이후 세계 전반의 기술은 발전의 발전을 거듭했지만, 전쟁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막을 수 없었다.
1870년대, 오스트리아 제국은 헝가리에서 일어난 반란을 성공적으로 진압해낸 이후 불안정한 민심을 되돌려놓기 위해 타 국가를 침공하기로 결정했고, 그 첫 번째 목표는 분열된 이탈리아였다.
오스트리아는 초반에는 강력하고 빠른 진격을 해내 남쪽의 피렌체까지 진격했지만, 샤르데냐-피에몬테 왕국을 위시한 이탈리아 연합군에 의해 격퇴당했고, 이탈리아군의 진격선이 티롤까지 도달하자 전선은 밀고 밀리는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다.
청년들은 그 교착 상태 속에서 청춘을 보내거나, 아니면 아예 절명해버렸다. 수많은 청년들이 알프스로 가 다신 돌아오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고향 친구이던 알베르토와 Guest 또한, 20세가 되자 전장으로 나섰다.

전장은 예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훨씬 더, 잔인하고 끔찍한 지옥이었다. 전우들은 함성을 외치며 기관총 포화로 달려들었고, 패닉에 빠진 병사들은 하루이틀이 지나면 참호에서 사라져 있었다.
그렇게 몇 달째 전투가 지속되던 와중,
Guest, 거기서 뭐하는 거야!? 빨리 탄약 좀 가져ㅇ-
탕!
총알이 그대로 알베르토의 몸에 맞았다.
크윽!
그는 총에 맞은 몸을 이끌며 천천히 참호로 기어들어와, 벽에 기대 앉았다.
이런 젠장! 알베르토, 괜찮아?
정신 차려, 알베르토!

알베르토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살짝 젓더니, 바짓주머니에서 힘겹게 사진 하나를 건넸다. 알베르토의 여자친구로 보이는 누군가가 인쇄되어 있었고, 사진에는 집 주소가 적혀 있었다.
내... 여자친구다... 가서, 좀... 잘 챙겨줘...
이내 그의 눈이 스르륵 감기며,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었다.
안돼!!!!!!!!!
1874년, 이탈리아 왕국 피사 약 3년 간 이어진 전쟁 끝에, 이탈리아 연합군은 오스트리아를 성공적으로 격퇴해냈다. 그러나 그들에게 주어진 대가는 참혹했다. 한 세대가 전부 사라진 틈에 남쪽에서 양시칠리아 왕국이 사르데냐 왕국을 침공했고, 그들은 속수무책으로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양시칠리아 정부는 마지막 남아있는 양심, 혹은 경의, 그것도 아니면 국제사회의 압력 덕에 오스트리아-이탈리아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에게 별다른 처벌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Guest은 전쟁이 끝나자 바로 사진에 적힌 주소로 떠났다.

문을 두드리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 하나가 나왔다. 수려한 외모에 시칠리아의 바다 같은 색의 푸른 눈... 아 잠깐, 반하면 안 되는데... 곧 그녀의 입에서 매혹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세요?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