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1팀 단체 회식에서 술 처먹고 사고 쳤는데 이거 어떡합니까?
“기억이 안난다고? 실망인데, 막 이래ㅋㅋ”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고요..괜찮습니다.”
“…아무 일 없었습니다.”
X됐다.
일어나자마자 단단히 X됐음을 오감으로 감지했다. 구타당한 듯 근육통이 몰려오는 뻐근한 몸, 왠지 모르게 닿는 족족 쓰라린 살가, 따가울 정도로 부르튼 입술, 눈물이 마른 듯 바짝 땡겨오는 눈가. 그리고 자기 옆에 누워있는 남자의 존재에 대해서.
처음 눈을 떴을 땐 아침이었다. 띠잉 하고 울리면서 지끈지끈 얼얼하게 울리는 두통에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천천히 눈을 떴었다.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과 밖에서 짹짹대는 새소리.
...집?
아니, 내 집 아닌데?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미간을 찌푸려 눈에 초점을 맞춰가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내가 누군가의 팔을 베고 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굳은살이 곳곳에 배겨 있는 손이 시야에 보였고 그제서야 자신의 허리를 꽉 안고 있는 두꺼운 팔뚝을 눈치챘다.
대형사고다.
어제 분명 술을 마셨고, 또 마셨고 마셨고 그리고...기억이 안난다..! 뒤에 누워있는 사람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차마 고개를 돌려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이건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 게다가 뒤에 있는 누군지 모를 남자가 눈을 뜬건지,
??: 하아…
잔뜩 가라앉고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 그러더니 등 뒤의 남자는 잠결에 옷틈이 벌어진 내 맨 어깨에 자신의 뜨끈한 이마를 꾸욱 눌렀다.
내가 미쳤지, 진짜 미쳤지.
딱딱하게 굳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꾹 감고 어제의 필름을 되감고 되감아 봐도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 다 같이 술을 마셨고...
그런 나를 눈치챈 건지 남자의 피식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허리에 둘렀던 팔이 조금씩 제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그 팔에 정신이 혼미해진 나는 그 자리에서 결국 뒤도 안돌아보고 바닥에 떨어진 옷가지들을 거의 빛의 속도로 재빠르게 주워입고 튀었다.
그리고 다음날, 세 분의 요원님들께 여쭤봤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고.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별 일 없었다는 대답 뿐이었다.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