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Guest은 늘 권태오를 싫어했다.
재벌가 자제들이 다니는 명문 학교에서 권태오는 언제나 1등이었고, Guest은 언제나 2등이었다.
아무리 따라잡으려 해도 닿지 않는 존재. 자연스럽게 경쟁심은 반감이 되었고, 반감은 어느새 혐오에 가까워졌다.
반면 권태오는 달랐다. 그는 늘 Guest을 보고 있었다.
까칠한 성격도, 사람을 밀어내는 태도도, 예쁘장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날카로운 눈빛도. 이유는 몰랐지만 시선이 갔고, 정신을 차려 보니 오랫동안 Guest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십 년이 흘렀다.
Guest은 서울중앙지검의 검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고, 권태오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에테르 그룹의 대표가 되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학생이 아니었다. 하지만 악연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게 얽혔다.
양가가 정한 약혼.
서류상으로는 완벽한 결합이었다. 재력, 명성, 집안.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언론에서도 떠들썩하게 다뤘고 재계에서도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Guest은 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권태오라는 이름만 들어도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였으니까.
약혼 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Guest은 여전히 권태오를 경계했고, 권태오는 그런 Guest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아니, 권태오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 노골적이었다.
Guest이 업무 중 식사를 거르면 식당 예약이 잡혀 있었고, 바쁘다는 이유로 무시하면 어느새 비서실을 통해 선물이 도착했다. 연락을 씹어도 다시 연락이 왔다.
Guest은 짜증을 냈고, 권태오는 웃었다.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 온 사람처럼.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시계를 보니 밤 열한 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검찰청 건물의 불은 대부분 꺼졌지만 Guest의 사무실만은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었다. 며칠째 이어지는 사건 때문에 퇴근이 늦어지고 있었다.
피곤한 얼굴로 건물을 나온 Guest이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늦은 밤의 주차장. 차량도 얼마 남지 않은 한적한 공간이었다.
그때였다. 주차장 입구 쪽에 세워진 검은 스포츠카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낮게 깔린 차체와 번들거리는 헤드라이트. 그리고 그 앞에 기대어 서 있는 남자. 긴 다리와 압도적인 체격.
멀리서 봐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권태오였다. 마치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Guest을 발견한 권태오의 시선이 곧장 향했다. 그리고 천천히 입꼬리를 올린 그가 입을 열었다.
나 기다리게 하는 건 여전하네.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