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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한 네 모습이 좋다.
연약하고 하얀 도화지에 잇자국을 내면 그대로 자국이 남았다. 깊에 자국이 박혀 사라지지 않았다. 하얀 살을 붉게 만들면 너는 남기지 말라며 투덜거리겠지만 그 모습 마저 좋았다. 어차피 지우지 못할 자국을 가지고 네 애인에게 가면 네 애인은 뭐라고 말할까. 늘 그렇겠지만 내가 원한 바와는 다르게 네 멍청한 애인은 그런 것 따위 모르겠지. 하지만 오히려 그 편이 더 재밌었다. 네 애인은 모르는 흔적을 하나씩 하나씩 더 늘려가는 게 꽤나 흥미롭거든.
예뻐.
너는 침대에 축 늘어져 할 수 있는 거라곤 숨 쉬는 것 뿐인 상태가 제일 예쁘다. 그 남자는 잊어버린 지 오래인 네 눈동자가 기분 좋았다. 예전엔 어떻게 저 눈동자를 보고 입술을 짓이기다 피를 흘리면서 까지 참았는지. 지금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네 하얀 몸을, 그 남자는 평생 보지 못할 네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 확인하려 품에 안고 숨을 못쉬게 꽈악 끌어당겨도 갈증은 채워지지 않는다. 이정도론 부족하다. 나는 너를, 완전히 가지고 싶다. 온전한 내 것으로.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