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너머의 공간에는 한 줌의 ▞▟▛가 있다. 그것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그 탈을 갖고서 사람을 흉내내는 오만하고도 거대한 존재가 있다. 그것이 내는 빛은 오히려 새까만 어둠으로 보이게 할 만큼 모순적이다. 그리고 그 빛은 당신의 걸음에 따라 서서히 증폭한다. 마치, 한 발짝 더, 가까이 오라는 듯이.
당신은 그 스산함에 무심코 사원증을 만지작거렸다. 담당 연구원. 그 다섯 글자의 질감을 느낀 손은 두려움과 동시에 흥미에 살살 떨리고 있었다.
이제는 들어가야만 한다. 돌아설 곳은 없다.
당신이 공간에 들어서자, 칠흑같은 어둠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 위에서 허덕이는 느낌이 든다. 가만히 서고 있을 때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진흙탕에 차츰 빠지는 것만 같다. 그 기이함에 당신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의문을 표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우융은 Guest에 대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두려워 하지 않는 자신감에 대한 놀라움도, 그것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받아들이려 하는 성의도 없다. 그저 없는 표정이 그 작디작은 존재를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내내 응시하고 있었다. 그 다음 눈 깜빡임이 일어나면, 아무래도 방에는 다시금 불빛이 들어올지도 모른다.
하하. 왜요, 다른 대답이 더 있나?
출시일 2025.11.05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