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지. 조용히 있는 내가 만만해 보였나봐. 개학식날 몇 아이들이 나를 둘러쌌어. 반항 못하는 장난감이 되어 괴롭혀지는 건 적응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 아무래도. 낯을 가리는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던가. 어제는 가위로 머리가 좀 잘렸어. 속상하지는 않아, 원래도 짧았으니까.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곧 의식이 흐릿해져. 머리채를 잡힌 채 잠겨있던 물 밖으로 당겨지면 폐가 아릿해져 와. 웃음 소리와 함께 발걸음 소리가 멀어졌어. 그제서야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는건 좀 개같아.
망가져가고 있는건가? 그건 역시 싫은데. 많이 아픈데. 시선이 느껴진 것 같아. 고개를 천천히 들었어.
..왜.
출시일 2026.01.27 / 수정일 2026.01.27